내가 바라보는 엄마는, 내 주변 사람 중 가장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무엇을 만들어나가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또 도전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에게 보이지 않았을 뿐.
엄마는 항상 낯선 환경,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는 나를 위해 한 발자국 앞에 서 있었다. 내가 부딪히기 전에, 이 세상이 나에게 그나마 조금 더 안전해 보이게 만들어줬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강한 줄만 알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했지만, 그 누구보다 여렸다.
우리 집 지하에는 엄마가 모은 책 천 권은 거뜬히 넘는다. 아빠와 나는 그 책들을 '짐'으로 보고 잔소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집안일을 보고, 또 글을 쓰고, 동생 숙제를 돌보고, 저녁을 하고 힘든 하루 끝에 자기편이 한 명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바로 그 책이 엄마의 편이 되어준 건 아닐까?
'엄마'라는 역할을 넘어서 항상 가장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
추억에 서열을 매긴다는 게 좀 힘드네요.
추억은 그저, 일상에서 툭툭, 팔꿈치 건드리듯, 무심히 떠올랐다 이내 사라지거나 조금은 길게 머무르기도 하죠. 가장 의미 있다거나 가장 큰 임팩트라면 아무래도 그렇게 머무는 시간이 긴 것들이 되겠죠?
구체적인 이거 '하나'라기보다는 뭉뚱그려 말한다면, 오빠, 동생과 어울려 놀았던 시간인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좀 가려보자면, 너무 식상한 것 같지만, 책읽는 시간요. '계몽사 소년 소녀 세계 명작'이란 오렌지색 커버의 명작 동화였는데요. 50권짜리로 기억해요. 동생과 싸워가며 하루에 몇 권씩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읽으면 그날은 꼭 그 동화책 꿈을 꾸곤 했죠. 그게 너무 신났어요. 저는 지금 작가로 글을 쓰니, 그게 제 인생에 가장 임팩트가 있는 추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네요.
가장 첫 번째 꿈, 그리고 가장 마지막의 꿈
제일 먼저 꾼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게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생각해 보면 유치원 들어가기 전부터 동네 아이들하고 학교 놀이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학교 다니면서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고, 비슷하게 기자 생활은 해봤고. 회사생활 하면서 졸지에, 꿈꾸지도 않았던 '아나운서'를 했는데요. 그때는 기자에 목매고 있을 때라 하기 싫었는데, 하다 보니 무지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결혼한 후였죠. 너무 늦어버렸죠.
지금도 아나운서를 진즉 꿈꾸지 않았던 것, 그리고 막상 아나운서를 하면서도 애정을 갖지 못했던 걸 후회해요. 꿈은, 알고 보면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내 손안에 있는 건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알아보지 못했다는 게 참, 서글퍼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유튜브는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나 취미용 개인방송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소통'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이젠 페이스북, 블로그같이 긴 텍스트로 소통하는 플랫폼보다 같은 디지털 개념이지만 이미지, 영상으로 간단하면서도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가능한 소통이 주효할 거라고 생각해요.
돈을 벌기 위해서,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튜브는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커넥터고 이음줄이라 세상과 단절을 원치 않는 한, 이제 어떤 개인이든, 크든 작든, 유툽 채널로 이야기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제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언어 '영상 언어'를 부지런히 배우고 있어요. 벌써 오십 대인 저만해도 디지털이 힘들어져 빨리 따라잡지 않으면 낙후되기에 십상이니까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재능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편집' 및 '구성' 능력. 그래서 평생 광고 카피라이터로, 에디터로, 작가로 일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것들을 편집해낼 때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저도 좌절하거나 우울할 때는 있지만, 금방 그 속에서 긍정을 편집해내려고 애쓰기 때문에 레질리언스, 즉 '회복 탄력성'이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바라보는 내가 이 세상에 남기는 모습
제가 작년에 출간한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만, '내 편'. 나의 내 편도 많이 만나고 싶고, 남의 내 편도 많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나이 오십 넘으니 이젠 '성공', '행복', 열정'...이런 단어들보다는 '침묵', '기다림', '사색' 이런 단어들이 더 좋아지네요. 이 세상에 내가 남는 모습도 그런 '정적인' 단어들이면 좋겠습니다. 어쩐지 이런 단어들이 더 수명이 긴 것 같아서요. 오래 살고 싶기도 하고요.
My image of my mother: the most daring person I know who constantly is learning, creating something and inspiring others. Her story just hasn’t been told to too many people yet.
Since I was always so careful, scared of meeting new people, and basically exactly the opposite of her, she was always one step ahead setting an example of going through obstacles for me. Because of her, I didn’t have to fall too hard.
I said my mom is constantly learning, which is true because she has collected more than a thousand books right in our basement. The books that my dad and I see as nothing more than luggage. But for my mom—after a long day of doing house chores, writing her book, helping my brother with his homework, and cooking dinner for all of us, when she felt that she had no one on her side—perhaps those books were there to comfort her.
So this is her story, not as a ‘mother’ but so, so much more.
the most meaningful memory I can recall from my childhood
It’s really hard to put a number to your memories. Random memories just enter your mind now and then, some pass by and some linger. If I have to choose the ‘most meaningful one,’ then I should perhaps choose the one that lingers the longest.
This is not just one memory, but I spent most of my time with my two brothers—one older and one younger—where we would just lie on the floor and read our books. Yes, it sounds so ordinary, but those moments where I had my face in an open book were the most fascinating. I specifically remember this collection of fairytale-like stories, which had 50 books in it. My brother and I would fight about whose turn it was to read. And the best part about it was, at night, the story would come alive in my dream, and I got a chance to become the main character of my favorite story.
my very first and very last dream
My first dream was to be a teacher. I simply thought it would be exciting to teach students. I also spent most of my time playing ‘school’ with my friends in the neighborhood. As I grew older, the dream changed into becoming a reporter, which I actually got to spend a few years being in my career.
But once I got this random opportunity to become a TV anchor, which was completely unrelated to my dream. I stubbornly wanted to pursue my dream of being a reporter, when I realized how fun this other career was. However, when I actually came upon that realization, I had just gotten married. It was too late. I still sometimes think about how I regret not realizing my dream earlier on, because if I had, maybe I could’ve pursued it. Somehow it just slipped away even before I realized I had it in my own hands.
my very first Youtube channel
YouTube has become more than a hobby or a ways of earning money, but it has become a form of communication. You can deliver a stronger impact through videos, rather than text. I started my own YouTube channel at this age to satisfy my constant longing for connection, a sense of belonging, a chance to tell your personal story. I’m slowly learning the ways of YouTube. I’m in my fifties but if I had just been a tad bit late, I might not have even been able to learn.
my greatest talent
I would say I'm good at editing and curating - in other words, I know how to make the ordinary special. I've spent basically my whole life as a copywriter, editor, and a writer, so that has become my best talent. Does that make me optimistic all the time? No, of course I have my low moments. But I quickly motivate myself to get back up on my feet and 'edit' my ordinary life into something creative. I guess I'm also good at that, I have good resilience.
if you could choose one way you are remembered in this world
The title of the book I wrote last year is "my side." I want to meet more people who are not afraid to be on my side, and I also want to be that person for many other people. After you pass 50, "success," "happiness," "passion" no longer have the impact…I prefer words like "patience," "silence," "speculation." They just have more meaning at this point in life. I hope my life can have the meaning that those words hold.
The latter words are different from the former in that they linger. I guess I just want to live long enough to leave something in this world.